날씨가 허락하지 않아 멋진 낙조를 볼 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영광에는 으뜸 상품인 ‘굴비’ 외에도 곳곳에 명소들이 많이 있다. 굴비의 원산지 법성포는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처음 들어온 곳이다. 그때 세워진 불갑사는 남방 불교의 양식을 보여주는 국내의 유일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불갑사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오면 ‘원불교 영산성지’가 나온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종빈 대종사가 태어나 도를 깨친 곳이다. 또한 기독교 성지도 있는데 한국전쟁 당시 77명의 기독교인이 공산당의 핍박에 순교한 곳이 바로 영광에 있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곳은 백수해안도로 끝에 위치한 이른바 ‘마파도 마을’이다.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로 바닷가 절벽 위에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길로 들어서면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 나온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밭일을 하던 장면을 바로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제는 관광지로 알려져 주변에 펜션도 들어섰지만 좁은 길을 드나드는 외지 차량이 이곳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마을입구에 ‘차량출입금지’라고 푯말까지 써 붙였으니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큰길에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걸어서 돌아볼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