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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s Photo

색의효과

그림감상과 색의 효과

회화에서 색채는 시각적 특성과 심리적 효과를 통해 화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핵심적 요소로 사용됩니다. 화가는 자신의 예술적 욕구에 의해 색을 선택하고 그 창의적 변화 또한 끝없이 전개되지만 그 결과는 체계적인 분석과 설명이 가능한 색채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같은 형상이라도 색이 다르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듯이, 색의 시각적 특성과 효과는 물론 상징성과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회화 감상과 창작에 있어 중요한 과정입니다.


모네의 작품 [수련]은 빛과 색의 조화와 거친 필치를 통해 자연을 새로운 조형형식으로 표현한 걸작입니다. 사물 고유의 구체적인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색채의 시각적 특성을 극도로 활용하여 예술적 감흥을 이끌어 내려했던 시도를 담은 만년의 역작입니다. 이 작품엔 인상주의라는 근대 회화의 문을 활짝 열었던 모네의 감성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전편 색채의 기초이론에 이어 이번에는 회화 작품에서 활용된 색채의 특성에 관해 모네의 아름다운 수련을 감상하며 전개합니다.

색의 시각적 혼합


우리가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색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 그 모든 색에 대응하는 개별 물감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화가들은 한정된 색상의 물감을 혼색하여 더 많은 종류의 색을 만들고 채도나 명도를 조절하며 사용합니다. 그러나 고품질 물감의 뛰어난 색감에도 불구하고 물감은 혼합하면 할수록 탁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밝고 푸른 하늘이나 붉은 노을 혹은 햇살에 반짝이는 에머랄드색 바다의 투명함 등 다양한 풍경을 잘 표현한 그림들도 실재 자연의 색에 비하면 흐리거나 탁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빛의 의해 만들어지는 색과 물감의 의한 색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혼색에 의해 물감의 색이 탁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세기 화가들은 색의 시각적 혼합을 통해 색상의 선명함을 높이고 자연의 찬란한 색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에서 시작된 이러한 색채 사용에 관한 시도는 신인상주의의 대표작가 조르주 쇠라의 그림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쇠라는 물감의 혼색보다 시각적 혼색을 이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라색은 빨간색과 청색의 혼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때 두 색의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지 않고 캔버스에 작은 점의 형태로 찍어 나갑니다. 이 작은 색점은 감상자의 망막에서 빨간색 점과 청색 점들이 혼합되어 보라색 면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혼합되어 나타나는 보라색은 물감의 색보다 더욱 선명한 효과를 나타냅니다.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는 2년에 걸친 치밀한 점묘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물감의 작은 점들이 모여 만드는 시각적 혼색을 통해 밝고 영롱한 외광 표현에 중점을 둔 작품입니다. 화면에서 햇빛을 직접 받는 밝은 부분은 물론이고, 그늘진 부분도 탁하거나 어둡지 않고 점묘기법에 의해 맑게 표현되어 있어 화면 전체는 화사하고 투명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모네로부터 시작된 인상주의에서 쇠라의 신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점묘기법을 통한 빛과 색의 조화에 관한 탐구는 반 고흐, 고갱 등 후기 인상주의로 이어지며 동시대와 후대의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짝이는 강변의 햇살 속에서 일요일 오후의 여가를 즐기는 다양한 모습은 당시 상류사회의 여유를 느끼게 하는 풍속화를 보는 듯 합니다.

이탈리아의 화가 폴리치아 다 볼페도의 그림 [햇살 속의 세탁]은 청색조의 하늘과 노란 지면의 산뜻한 보색대비는 물론 섬세한 색점들의 어우러짐을 통해 햇살이 좋은 길을 따라 한없이 걷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상주의 개념과는 다르지만 클림트의 작품 [아터제 호수의 릿츨베르크]에서 보여지는 작은 붓 터치는 점묘기법의 효과를 나타내며 다양한 색채들이 시각적으로 혼합되는 효과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여름 호숫가의 호젓한 풍경을 녹색 주조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술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형적 이념이나 기법들은 단지 그 시대에서만 머물지 않고 시대를 초월해 계속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묘기법은 두 색을 동시에 볼 때 나타나는 혼색효과입니다. 이는 ‘동시대비’이자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으로 느껴지는 ‘병치혼합’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점묘기법을 사용한 화가들은 자연의 빛과 색을 화면에 담는 데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점묘의 병치혼합 효과는 모자이크나 직조, 타피스트리 제작과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망점을 이용한 컬러 인쇄의 제판 등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고유색과 주관색


근대에 이르기까지 회화는 자연의 충실한 재현을 바탕으로 발전해왔습니다 당연히 화가들은 대상 고유의 형태와 색채를 통해 현실을 재현했고 비현실적이거나 환상적인 세계를 표현한 그림 조차도 대부분 현실에 존재하거나 존재할 것 같은 이미지들을 사용해왔습니다.

월리엄 부게로의 그림 [큐피드에 저항하는 젊은 여인]은 사실적인 형태와 고유색을 사용하여 마치 눈앞에서 생생히 일어나는 일처럼 자연스럽게 신화 속 세계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화살을 들고 달려드는 귀여운 큐피드 속에 감추어진 욕망, 그것과 대비되는 여인의 표정과 부드러운 거부의 몸짓은 제목과는 달리 이들이 이미 사랑에 빠져 유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화면 속의 큐피드는 단지 사랑을 전달하는 신화적 존재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성인 남자를 대신하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 화가들은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세속적인 욕망을 감추고 자연스레 누드를 드러낼 수 있는 방법으로 전설이나 신화의 내용을 차용하곤 했습니다. 만일 작가가 큐피드 대신 성인 남자의 누드를 그렸다면 어떻게 변했을까요? 아마도 당시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 신화적 상황을 연출함에 있어 부게로는 화실에서 모델을 보며 인물들을 그렸고 배경은 근교의 풍경을 참고했다고 전해집니다.


독일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페르디난드 헤일부스의 [독서하는 사람] 또한 사실적인 형태와 고유색을 사용하여 마치 오늘날 컬러 사진과 같은 정밀한 묘사를 보여줍니다. 긴 머리에 붉은 모자를 쓰고 독서에 몰입한 귀족적 풍모의 젊은 남자는 지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왼쪽 뒤편에 세워진 검은 그가 문무를 겸비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부게로의 그림과 나란히 배열해 놓고 보니 마치 한 남자가 책 속의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 것 같은 화면 연출 효과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시각적인 정보를 연결시켜 조직화 하려는 욕구와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장면 전환은 이러한 능력에 기초한 것입니다.

주관적인 색상 표현이 두드러진 표현주의 그림


미술의 역사를 통해 지속되어온 사실적인 표현의 회화들과는 달리 19세기 후반 사진이 널리 보급된 이후부터 많은 진보적인 화가들은 새로운 창작의 개념으로 무장하고 급속히 그 표현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사물 고유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자유롭게 색상을 선택하며 재현의 엄격한 질서로부터 과감하게 벗어난 새로운 표현형식의 작품들이 풍성하게 등장하는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고유색을 벗어나 작가의 주관적인 색상 표현이 두드러진 그림들은 19세기 말 표현주의 화가들(마티스, 뭉크, 놀데, 키르히너 등)의 작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고전적 색채 조화를 무시하고 격렬하고 자유분방한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야수파로 칭해지는 일군의 화가들은 대상의 전형적인 아름다움보다 불안, 고뇌 등 극도의 감정적 소용돌이와 내면의 본질적 실체를 충동적이며 상징적 이미지로 자유롭게 표현했습니다.

마티스의 그림 [마티스 부인의 초상]은 작가의 주관적 감흥에 의한 색채 선택으로 인물의 고유색을 무시하고 노란색, 녹색 등의 색채를 사용해 자유롭고 강렬한 표현방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야수파에 속하면서도 거친 색채보다 대담한 색채 사용으로 주목받은 마르크의 그림 [꿈]은 여인과 붉고 푸른 말의 다양한 색을 통해 비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세계를 주관적 색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색의 다양한 대비 효과


회화 작품에 사용된 색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대비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색상, 명도, 채도의 대비는 물론이고 보색, 연변, 면적, 한난 대비들 중 하나 혹은 여러 대비가 동시에 나타납니다. 화가가 팔레트에서 선택하고 만든 색과 화면에 칠한 후의 색이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화면에서는 여러가지 색들이 인접하기 때문에 다양한 대비의 효과가 나타나고 그래서 같은 색이라도 시각적으로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감상할 때 화면에 나타나는 모든 색 대비 결과를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림은 곧 색의 대비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비효과는 조형의 원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색상대비


색상대비는 인접한 색의 영향으로 색이 달라 보이는 효과를 말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색의 대비효과라 할 수 있습니다. 색상환에서 가장 멀어지는 보색관계일수록 또 큰 면적에 비교되는 작은 색 면에서 가장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같은 보라색이라도 군청색 위에서는 붉은 느낌이 강하고 빨강색 위에서는 더 푸른 느낌을 보이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화랑의 벽면이 모두 흰색으로 칠해진 것은 전시된 작품과의 색상대비를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시 벽면에 특정색이 사용되어 있다면 작품의 색과 대비되는 효과로 원래 작품의 분위기를 바꾸어 버릴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액자 색깔과 형태, 크기도 작품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색상 대비의 효과는 마티스, 반 고흐, 고갱 등 강렬한 느낌의 원색을 많이 사용한 작가의 작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반 고흐의 작품 [노란 집]은 아를르 시절 반 고흐가 머물렀던 집과 거리를 강한 청색 하늘과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의 [말이 있는 풍경]은 노란색, 녹색 색이 어우러진 대지와 붉은 말의 청색 갈기 등이 강렬하고 생동하는 색상대비의 즐거움을 통해 마치 꿈 속의 풍경을 보는 듯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비엔나의 천재 화가 클림트의 그림 [댄서]와 또 다른 작품 [처녀들]에서도 다양하고 화려한 색들의 대비와 조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인물의 의상이나 꽃, 장식적 문양을 통해 색상과 관련한 거의 모든 대비가 동시적으로 보여지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화려한 색채의 관능미를 보여준 작가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클림트의 색채 대비는 감상자들에게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을 베풀어주고 있습니다.

명도대비의 효과


흰색에서 검은 색까지 무채색 단계의 대비는 가장 기본적인명도 대비입니다. 유채색은 흰색이나 검정색에 대비될 때 극명한 명도대비 효과를 나타냅니다. 또 모든 색은 고유의 명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란색은 붉은색이나 청색 혹은 녹색에 비해 더 밝게 느껴지는 고명도 색입니다. 따라서 노란색과 녹색이 인접하면 상대적으로 노란색은 더 밝게, 녹색은 더 어둡게 느껴지는 명도대비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색의 명도대비 효과는 거의 모든 회화작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중세 종교적 테마의 그림에서 빛과 어둠, 신성과 세속 등의 상징적 의미로 흔히 사용되었습니다. 17세기 네델란드 화가 렘브란트는 부분적인 밝은 빛과 색채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어두운 배경을 넓게 사용하는 극적인 명도대비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화가입니다. 렘브란트는 근대적 명암의 시조라 불리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현실과 내면세계를 반영하는 많은 자화상을 남겼는데, 그의 나이 55세에 완성한 자화상은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강한 빛과 색채의 대비효과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백이 된 머리카락과 노란색 두건, 측면 광선에 더욱 주름이 두드러진 얼굴은 어두운 청회색 벽과 진한 갈색 의상과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월의 온갖 고뇌를 통찰하고 감수해 온 화가의 모습에서 엄숙한 예술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렘브란트의 명암대비가 뚜렷한 조명방식은 ‘렘브란트 조명’이라 불리며 현대에서도 사진, 영화, 무대조명 등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은 당시 피리에서 있기 있었던 폴리 베르제르라는 카페 콩세르(술과 식사를 즐기며 쇼를 관람하는 오늘날 나이트 클럽이나 라이브 공연장과 같은 장소)의 바와 직원을 그린 것입니다. 아크등에 의해 밝고 화려한 실내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직원의 뒷모습과 실내의 풍경이 거울에 반사되는 구성으로 그려진 화면에서 인물의 의상과 배경, 탁자위의 술병과 과일 등은 서로 강한 명도대비를 이루며 현란한 색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화면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섬세한 명도대비를 활용한 마네의 작품 특성이 잘 드러나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네의 또 다른 작품 [올랭피아]는 흑인 하녀로부터 손님이 보내온 꽃을 받는 고급 창부의 모습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입니다. 당시 많은 누드 작품들이 신화나 전설을 빌어 관념적이거나 우회적으로 여성의 몸을 표현했던 것과 비교하면, 마네의 작품은 너무도 현실적이며 세속적인 것이어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화면에서 침대와 여인 그리고 하녀의 의상과 꽃다발은 밝게 처리되어 어두운 배경과 강한 명도대비를 보여줍니다. 침대에 누운 여인은 카메라의 플래쉬 조명과도 같은 정면광을 받아 신비스럽기보다 적나라한 육체의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흑인 하녀의 얼굴은 어두운 배경에 묻힌듯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우측의 그림은 비교를 위해 배경을 밝게 처리한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던 흑인 하녀의 얼굴과 검은 고양이의 존재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고 화면의 분위기는 밝고 화사하게 전환되면서 원본의 드라마틱한 분위기에 비해 평범하게 바뀌었습니다. 만일 마네가 배경을 달리하여 두 작품을 완성했다면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을까요?

고갱의 그림 [아를르의 두 늙은 여인]은 서로 다양한 명도대비의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밝은 청회색에서 노란색과 오렌지색, 붉은색과 녹색 그리고 어두운 청색의 순서로 명도가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흑백 단계로 전환한 이미지를 살펴봅시다.각각의 색이 가지고 있는 명도와 그 색들이 서로 인접해 있을 때 나타나는 대비효과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의 녹색 길과 연못의 형상, 기둥처럼 보이는 노란 나무, 붉은색 나무 담장 등은 연극 무대처럼 다소 기이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전면에 어두운 의상을 입은 여인들은 강렬한 색채 대비 사이에서 처연한 존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 걸까요?

보색대비의 효과


보색대비는 색상환에서 서로 마주보는 위치에 있고 서로 혼합하면 회색이 되는 색들이 대비될 때 서로의 채도를 높여주어 강렬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보색대비는 표현 대상을 상대적으로 강조하여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

반 고흐의 [밤의 카페]에서 별이 반짝이는 청색조의 하늘과 녹색의 나뭇잎은 가스등불이 환한 노란색 카페의 오렌지색 테라스와 보색으로 대비되는데 서로의 색을 강조하는 효과로 더욱 선연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반 고흐가 “한낮보다 더 생동하고 풍부한 색감이 드러났다”고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쓴 것처럼 밤의 느낌이 풍부한 색채의 대비를 통해 신비스럽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여위어간 반 고흐의 영혼이 별이 총총한 노란 카페에 머물러 잠시나마 휴식을 취했던 것은 아닐까요?


폴 고갱의 [모성 II] 에서는 배경의 노란색과 여인의 청색 옷, 뒤쪽 여인의 붉은 치마는 대지의 녹색과 보색대비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선명하고 강렬한 색의 구성을 보여줍니다. 원초적 생명력을 발산하는 타히티의 건강한 여인들을 통해 삶의 연결고리이자 기쁨인 모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색이 사용된 대부분의 회화 작품에서는 동시에 여러 가지의 색채대비가 나타납니다. 반 고흐의 [밤의 카페]에서도 보색대비는 물론이고 색상, 명도대비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며, 고갱의 그림에서도 다양한 색상대비의 효과를 동시에 찾을 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다양한 색채 대비의 결과를 통해 작품의 색상을 지각하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평생 고독했던 반 고흐에게도 그를 격려하며 후원했던 동생 테오가 있었듯이, 그 어떤 색도 홀로 존재하기보다 다른 색과 어우러질 때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합니다. 명화 속의 색채는 서로의 개성과 조화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그 예술적 감흥을 이해한다면 당신은 분명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림 속 색채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최화삼 / 화가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목포대, 전남대등에서 강의했고 3회의 개인전과 초대전 및 단체전 40여 회등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며 드로잉그룹 [몸으로 展하다]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드로잉/서양화 교실 '화실사람들 (http://cafe.daum.net/yourart)을 운영하고 있다. 이메일 cinefar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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